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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사연댐 포기는 절대 안 된다 - 울산시민은 ‘문화권력’의 오만과 독선 막아야한다
  • 기사등록 2013-06-03 10:2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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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돈만 논설주간.     ©링크투데이
정홍원 국무총리가 지난 6월1일 국보 제 285호 반구대암각화를 방문하고 “반구대암각화보존과 울산의 물 문제를 함께 해결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정총리가 “울산도 물 문제 뿐만 아니라 암각화를 보존할 책무와 자긍심이 있지 않느냐”는 말에 울산시민들은 그 속내가 무엇인지 반신반의 하고 있는 분위기이다.

2011년 3월 ‘사연댐 수위조절과 울산권 맑은 물 공급 동시 추진’ 방안의 되풀이와 흡사하기 때문이다. 이번 안은 다소 차이가 있을 거라는 해석도 나오고 있지만, 그 귀추는 두고봐야할 일이다.

그런데, 반구대 암각화를 둘러싼 공방이 물밑으로 숨 가쁘게 돌아가고 있지만, 울산시민들은 별로 관심이 없는 것 같다.

문화재청의 ‘수위조절’ 요구에 왜 울산시가 한사코 반대를 하고 있을까?

울산시민들 중에 혹자는 현재 물 곤란 없이 잘 지내는데 무슨 물 부족 난리 같은 이야기를 하느냐고 의아해 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시민들의 이런 안이한 태도에는 그동안 울산시가 울산시민들에게 ‘반구대 암각화 물에 대한 문제점’을 인식시키는 홍보력이 부족했다는 점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문화재청의 의도와 울산의 입장을 조목조목 시민들에게 여러 채널을 통해 알리고 이해를 구했더라면 울산시민들의 목소리가 한 목소리로 나왔을지도 모른다.

길가는 울산시민들을 붙잡고 질문을 해보자.

“문화재청의 ‘수위 조절안’을 찬성할 것이야, 울산시의 ‘생태제방’을 찬성할 것이냐”고 묻는다면, 먹고 살기 바쁜데 반구대 암각화가 어디 밥 먹여주나, 아니면 유네스코 문화재 등재가 우리를 먹여살려주나......”하며 시큰둥한 반응을 보일지 모른다.

이런 상황에서 모 야당은 문화재청의 수위조절 안을 지지한다는 회견을 했다.

결국 반구대 암각화를 놓고 울산시민들의 견해가 일사분란하지 못하고 있음을 엿볼 수 있다

시민들의 의견이 분열되는 걸 문화재청은 노릴지도 모른다. 중요한 점은 지금 이 시각에도 반구대 암각화는 삭아 내리고 있다는 사실이다.

이런 차에 지역시민단체들로 구성된 ‘반구대보존특별대책위원회’가 발족했다.

다소 늦은 감이 들지만, 다행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그러나 이 단체의 결집력이 어느 정도일지는 미지수 이다.

일부 울산시민들은 이 단체에게 문화재청과 극한투쟁을 요구하는 것은 아니지만, 상황에 따라서는 일사불란한 투쟁력을 기대를 하고 있는 것 같다.

시민단체끼리 서로 공명심에 앞서 상호 협조가 잘 이뤄지지 않고 불협화음을 낸다면 대응력이 약해질 것이다.

앞으로 문화재청이 계속 사연댐 수위를 낮춰라는 안을 고집한다면 이것은 사연댐을 사실상 없애라는 말이나 다름없다.

일개의 문화재청이 인구 120만 명이 살고 있는 울산에 식수원 하나를 사실상 없애라는 압력은 울산시민들을 무시해도 유분수가 아닐 수 없다.

울산시는 결코 물러서서는 안 된다.

사연댐이 사실상 폐기되면 울산시민은 줄잡아 1일 18만 톤의 낙동강 3급수 물을 끌어들여야 한다. 그럴 경우 울산시민이 3급수 물에 부담해야 할 상수도 요금은 연간 251억 6310만원이나 된다고 한다.

문화재청은 어쩌든지 ‘암각화 보호+문화재 등재’를 고집하고, 울산시는 ‘암각화보호+식수 확보’를 노리고 있다. 두 기관의 공통분모는 암각화를 살리자는데 있다. 그렇다면 두 기관이 한발씩 양보하여 ‘문화등재’와 ‘식수확보’를 일단 제쳐두고 삭아 허물어질 위기에 있는 암각화부터 살리는 쪽으로 가닥을 잡아야 옳다.

문화재청은 ‘투명성 포터블 댐’이라는 제3의 안을 내놓았다고 한다. 상당히 진전된 사고가 아닐 수 없다. 이 3안은 간단히 말해 암각화 주변의 지형을 손대지 않고 암각화 앞을 원형으로 둘러싸는 방법이라 한다.

이 방안이 채택이 될지는 모르겠지만, 논쟁에 새 돌파구를 마련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다는데 의의가 있을 것 같다. 문화재청의 체면도 세우고 울산시의 식수원도 살리려면 제3의 안이 어떤 형태이든 나와야 한다.

만약 문화재청이 또 다시 사연댐 수위 조절안을 주장한다면 울산시민은 결코 좌시해서는 안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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