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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준호 칼럼] 부처님 오신 날, 예의(禮儀)없는 정치인 - 배준호 선거연수원 전 초빙교수 "부처님 오신 날이지, 정치인 오신 날은 아니다. 의전을 내려놓으면 어떨까?"
  • 기사등록 2022-05-08 18:19: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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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준호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선거연수원 전 초빙교수

[칼럼 = 배준호 선거연수원 전 초빙교수] 5월 8일 석가모니의 탄생을 기념하는 ‘부처님 오신날’. 


이날 오전 가족들과 가벼운 등산을 마치고, 울산 울주군 범서읍 구영리 선암사를 찾았다. 


이 자리에는 범서지역에 거주하는 많은 불교 신자와 시민들이 모였고, 선암사에서 정성스럽게 준비한 비빔밥으로 점심 무료공양을 했다.


이들에게 점심 공양을 위해 선암사 소속 신도와 봉사자들이 분주하게 뛰어다니며 구슬땀을 흘리는 모습. 누군가를 위해 봉사하는 사람들은 늘 아름답다.  


그런 가운데 국민의 힘 서범수 국회의원과 6.1 지방선거에 출마하는 이순걸 울주군수 후보, 광역·기초의원 후보들이 그를 보좌하듯 선암사로 찾아와 불교 신자와 시민들에게 인사를 나누는 등 얼굴 알리기에 바빴다.

거기까지는 모두 봐줄 만했다. 

그런데 식사를 마치고 그릇을 치우고 씻는 정치인은 찾아보기 힘들었다.


그중에 유일하게 개인적으로 목도한 인물은 범서 시의원에 출마한 윤덕권 후보였다.

쭈그려 앉아 다른 사람들이 가져온 그릇까지 열심히 씻는 모습. 그것이 정녕 일상생활 속에 몸에 밴 행동이 아니라  ‘보여주기식 제스처’라고 할지라도 그건 마땅한 도리다. 


‘부처님 오신 날’ 신도가 아닌 이상 발우공양까지는 기대하지 않는다. 점심 공양 후 자신이 먹은 그릇을 들고 씻는 것은 사찰예법을 넘어 기본적인 사람의 도리이자 예의다.


부처님 오신 날이지, 정치인 오신 날은 아니지 않는가? 의전을 잠시 내려놓으면 어떨까?


우리 국민들은 작은 일에 소홀하게 하면서 큰 일하겠다는 목소리만 높이는 정치인들을 신물나게 봐왔다. 그리고 그들을 투표라는 주권행사로 심판해왔다. 

그 자리에서 가장 크게 욕먹었을 사람들도 보스로 보이는 직급순(?)이 될 것이다. 


더욱 안타까운 것은 ‘높은 사람’ 눈에 들기 위해 보좌하는 데만 급급했지 윗사람에게 옳지 않은 일이나 잘못된 일을 고치도록 간언하는 자가 없었다는 것이다.

자신이 먼저 특권을 내려 놓고, 다가서는 정치인! 국민을 위한다는 말보다는 실천을 보여주는 정치인이 보고 싶다. 


나무아미타불 관세음보살에서 ‘나무’는 인도어로 ‘돌아가서 의지한다’라는 뜻이다. 그리고 ‘아미타불’은 서방 정토(西方淨土) 극락세계를 관장하는 부처로서 중생의 지위 고하를 따지지 않고 자신을 부르는 사람을 구제해 준다고 한다.


‘관세음보살’은 사람들의 고통을 자비로써 모두 거두어 가는 어머니와 같은 보살이다. 


오늘은 지위고하(地位高下)를 따지는 정치인을 위해 ‘나무아미타불 관세음보살’하고 기도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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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22-05-08 18:19: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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