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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준호 칼럼] 국힘 울산시장 후보 단일화 협상은 어불성설(語不成說) - 배준호 선거연수원 전 초빙교수 "박맹우 후보 무소속 출마와 김두겸 후보 협상수용 모두 이치에 맞지 않다"
  • 기사등록 2022-05-01 14:0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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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선거관리위원회 선거연수원 전 초빙교수 배준호

[칼럼 = 선거연수원 전 초빙교수 배준호] 오는 6월 치러지는 울산시장 선거에 출마한 보수 후보간 단일화 논의가 새로운 국면을 맞고 있는 듯하다. 


무소속 출마를 선언한 박맹우 후보가 보수 후보 단일화를 끊임없이 요구하자 국민의힘 공천자인 김두겸 후보가 이를 받아들인 것이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두 후보간 단일화 논의는 어불성설(語不成說)이다. 


우선 박맹우 후보는 국민의힘에 공천을 신청했다 컷오프를 당한 인물이다. 중앙당 공천심사위로부터 컷오프를 당한 후보가 공천을 받은 후보에게 단일화를 요구한다는 게 말이 되는가? 

정치를 조금이라도 아는 사람이면 누구도 납득하기 어려울 것이다.


애초부터 무소속으로 출마를 했더라면 가능한 일이다. 

그마저도 보수당의 후보로서 텃밭이라고 할수 있는 지역에서 어느 후보가 선뜻 후보 단일화에 응하겠는가?


그런데 지금 벌어지고 있는 현실은 국민의힘 후보가 무소속 후보의 협상요구를 받아들였다는 것이다. 


이 같은 요구를 김두겸 후보가 받아 들인데에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보수분열로 표가 분산되는 걸 막기 위함이 아닌가 생각된다. 현역시장인 더불어 민주당 후보가 당선될 수 있다는 고뇌와 절박감이 묻어 있는 듯도 하다.


그렇더라도 이것은 아니다. 지금의 상황을 만든 김두겸 후보의 책임도 없진 않다. 

중요한 정책이나 행정업무를 처리할 때 보여준 평소 결기와 강단있는 ‘김두겸 다운 모습’을 요즘 찾아보기 힘들다.


4월 28일 박맹우 후보가 단일화에 대한 답변이 없어 결렬로 간주, 완주 의지를 밝히자 곧바로 다음날 “협상 임할 것”이라고 밝힌 김두겸 후보.

섣부른 듯한 협상 소식이 전해지면서 지역정가에서는 우려의 목소리가 터져 나오고 있다.


울산시장 최종 후보 경선과정에서 탈락한 뒤 그 결과에 승복하고, 수용 의사를 밝힌 정갑윤 전 국회부의장, 서범수 의원, 이채익 의원 등은 들러리를 선 핫바지란 말인가? 

이채익 의원은 경선을 앞두고 사퇴하면서 김두겸 후보 지지를 선언하기도 했다.

 

그런데 김두겸 후보는 이제 와서 탈당한 박맹우 후보와 여론조사만 해서 후보를 사퇴할 수도 있다는 말인가? 


의도했든 아니든 박맹우 후보의 요즘 행보는 그동안 많은 선거를 치루면서 자연스럽게 쌓아온 조직력과 인지도 앞세워 김두겸 후보를 압박하거나 치킨게임을 제안하고 있다는 듯한 느낌마저 든다.


그에게 당의 결정을 비롯해 책임당원과 시민들의 뜻을 무시할 수 있을까 묻고 싶다. 현재 아무것도 협상내용이나 결과가 나온 것은 없다. 하지만 상식적이어야 한다.


무소속으로 출마한 박맹우 후보는 국민의힘의 전신인 한나라당 소속으로 울산시장을 내리 세번을 역임하고 이어 같은 당으로 국회의원도 두 번이나 지냈다. 태화강 대숲공원 조성 등을 통해 공해 도시에서 환경생태도시로 변화시켰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박맹우 후보.


그러나 울산시장 시절부터 줄곧 국민의힘(자유한국당, 새누리당, 한나라당 포함) 소속으로 20여년을 몸담았던 당을 컷오프 됐다는 이유로 박차고 나가 공천이 확정된 후보와 단일화를 하자는 게 정치도의상 올바른 제안일까? 더구나 과거 정당에서 사무총장까지 지낸 인물로서 다시 생각해봐야 한다.


억울할 수 있다. 시민 여론과 심사기준에 어느 것에도 위배된 점이 없는데 경선에서 원천 배제되었다는 그의 항변과 기각 사실 외에 구체적인 사유를 못 밝히고 있는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회의 미온적인 태도. 


그러나 공관위측이 컷오프 사유를 구체적으로 밝히지 못하는 답답한 속내도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처음에는 컷오프 되었다가 구사일생으로 살아난 국민의힘 강원지사 김진태 후보와는 사안 자체가 다르다는 것이 중론이다.


지난 대선에서 윤석열 후보와 안철수 후보의 단일화를 떠올리면 금방 해답을 찾을수 있을 듯하다. 안철수 후보의 결단이 없었더라면 과연 정권교체가 이루어졌겠는가?


내가 아니면 안된다는 생각보다 오늘이라도 두 사람이 만나 '후보 단일화나 협상'이 아닌 큰틀에서 양보와 배려로 결론이 나오길 기대해 본다.


시대가 변하면 사람도 바뀌는 게 순리라고 생각한다면 후배들에게 기회를 열어 주는 것이 선배의 도리이고, 또한 지역의 어른으로서 시민들로부터 큰 박수를 받지 않겠는가. 


이제는 뒷모습이 아름다운 울산의 큰 정치인을 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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